영국에서 개발자 연봉 인상/협상 험난한(?) 과정
영국에서 개발자로 일을 한지 벌씨로 일 년이 지났다. 시간이 정말 너무너무 너무 빨리가는것 같다~~~
회사가 점점 커지면서 체계가 조금씩 잡혀 가고 있는 중이고, 일한 지 일 년이 딱 되었을 때에 퍼포먼스 리뷰를 했고 그 몇 주 뒤에 연봉 인상에 관한 얘기를 내 시니어가 해줬다.
이런저런 과정을 겪었지만 결론은 연봉 인상 확정이다!! 무려 현재 연봉에서 일 년 만에 60 % 정도 인상될 예정이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는 것..
아무튼 영국에서의 연봉 인상 스토리를 조금 풀어보려고 한다.
1년 퍼포먼스 리뷰
1년이 되자마자 퍼포먼스 리뷰를 했고, 사실 규모가 작은 회사라 그렇게 디테일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결론은 시니어가 나보고 너무 잘하고 있고 너는 정말 크게 될 사람이다 등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1년간 컴공과를 졸업한 주니어들 사이에서 스스로가 똥멍청이 같이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그래도 전반적으로 긍정적 피드백을 받아 기뻤다. 근데 영국의 회사에서 부정적인 말을 딱히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정말 인성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그리고 같이 2022년 쿼터별 목표를 정했다. 가장 좋았던 건 정말 내가 회사에 대한 하고 싶은 말을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일하면 절때 팀장한테 속 얘기를 안 했을 텐데 왜냐하면 결국에 말해봤자 긍정적으로 달라질 것이 없고, 또 너무 솔직하게 얘기하면 팀장이 나를 안 좋게 생각할 거 뻔히 아니까.
다만!! 제일 중요한 연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면담에서 연봉 인상 언급
2주에 한 번씩 시니어랑 면담하는 시간이 있는데, 퍼포먼스 리뷰 후 2주 뒤에 시니어가 연봉 얘기 안 하면 내가 말해야지 생각하고 면담을 하는데 시작하자마자 시니어가 연봉 인상을 해주겠다고 했다. 다만 기존 프로젝트 진행하는 게 디플로이 되면, 현재 연봉에서 4-5000파운드(칠 팔백만원) 올려주고 거기서 쿠버네티스 자격증을 따면 또 7000파운드 가량을 올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나는 당연히 옥케이 하고 열심히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애썼다. 정말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디플로이 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다만 도중에 프로젝트 방향이 조금 바뀌어서 좀 더 개선된 프로젝트를 디플로이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문제가 생겼었다ㅠ 그래도 초반의 beta 버전은 올해 3월에 디플로이가 되었기에, 나는 당연히 삼월 급여가 오를 줄 알았는데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면담할 때 어떤 버전의 프로젝트 디플로이를 원하는지 물어봤고, 그리고 자격증은 5월 정도에 따고 싶다고 말했더니 그러면 자격증 따면 한꺼번에 연봉을 올려주겠다고 했다.
처음애는 그 말을 듣고 그러려니 했는데 대화가 끝나고 생각하면 할수록 왜 처음이랑 말을 다르게 하는 건지에 대해서 기분이 나빠졌다. 아무리 내가 자격증을 빨리 따고 싶다고 해도, 그때 못 딸 수도 있는 거고 프로젝트는 이미 디플로이가 되어있을텐데????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또 다른 면담시간에 그 문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다. "너가 나한테 초반에 프로젝트 디플로이 하면 연봉 올려주겠다고 했는데 우리 프로젝트는 디플로이가 됐잖아?" 하니까 자기 시니어랑 한 번 더 확인해보겠다고 하고 그리고 저번에 우리 한꺼번에 연봉 인상하기로 하지 않았냐 하길래 내가 약간 돌려서 근데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고 서로 각자의 휴가로 인해 날짜가 안 맞아서 면담을 못하고 있다가 4월이 다 지나갔고 4월 급여는 오르지 않았다.
그러고 지난주 금요일 면담 때 시니어랑 대화를 연봉 관련해서 한 번 더 하게 되었다. 내가 몇 번 연봉 관련 어떻게 되고 있는지 계속 물어봤기에 면담 시작하자마자 바로 시니어가 너 연봉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시니어가 회사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 일 년에 두 번 나눠서 연봉을 올리지는 못하고, 이번에 자격증을 따면 한꺼번에 초반에 말한 연봉을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면 애초에 두 번 나눠서 주겠다는 말을 안 했으면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을 텐데 조금 실망했던 시간이 있었어"라는 말을 했고 시니어는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그래서 나는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졌고 감사하게 연봉 인상을 받을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는 문서화를 다해서 내 시니어의 시니어가 CEO한테 문서로 작성된 연봉 인상 서류?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제 절때 말 못 바꿀 것 같다. 그리고 면담 때 네가 생각하는 금액이 있냐길래 그 부분은 그냥 초반에 네가 말한 연봉이면 만족할 것 같다고 말을 했는데, 거기서 더 올리지는 못했다.. 조금 더 올렸어도 되었으려나?
얼른 자격증을 따서 연봉을 빨리 인상받고 싶고. 확실히 영국에서는 계속 먼저 말을 꺼낼 필요가 있는 것은 같다. 내가 말을 안 꺼냈으면 또 시니어 쪽에서 말을 바꿨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은 꼭 하자!!